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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화하는 우크라 전쟁...韓 기업, 컨틴전시 플랜은

장기화하는 우크라 전쟁...韓 기업, 컨틴전시 플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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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화하는 우크라 전쟁...韓 기업, 컨틴전시 플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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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나리오별 업데이트…장기화 대비
  • 금융 예의 주시…재무 안정성 높여야

[매경이코노미=신우석 베인앤드컴퍼니 파트너]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글로벌 경제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원유, 곡물, 니켈 등 주요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전 세계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한다. 전쟁 여파로 러시아와 동유럽 역내 경제뿐 아니라 미국 등 주요국 실물 경기 또한 둔화될 조짐이 가시화하고 있다. 최근 미국 채권 시장에서 2년 만기 국채 금리가 10년 만기 국채 금리를 추월했다. 이는 시장 참여자들이 향후 경제 전망을 부정적으로 판단한다는 의미로, 경기 침체 신호로 해석된다.

베인이 예상하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중국이 러시아를 돕는 공개 행보에 나서는 경우다. 만일 중국이 러시아 편에 서면 서방 국가들은 보다 강도 높은 대(對)러시아·중국 제재에 돌입하게 된다. 이 경우 러시아와 중국이 서방 국가를 향해 보복 제재를 가하는 악순환 국면이 전개될 것이다. 연이어 글로벌 공급망이 심대하게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점은 말할 필요가 없다. 글로벌 공급망이 최악의 상황에 빠지면, 글로벌 경제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물가는 오르지만 성장은 지체되는 현상)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다국적 기업들은 지정학적 갈등 고조로 공급망과 소비층을 다변화할 여지가 줄어들어 실적에 적지 않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글로벌 경제 성장의 주요 엔진인 기술 발전 또한 파편화될 가능성이 높다. 주요 기업들이 일부 기술·부품 수급에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서다. 최근 자동차 업계가 겪는 어려움이 대표적인 신호탄이다. 다행히 전쟁이 최악의 시나리오로 확대되지 않더라도 우크라이나 사태는 최소 올해 내내 원유, 가스, 농산물 등 주요 원자재 시장에 큰 혼란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국 중앙은행이 물가 급등을 막기 위해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상하기도 쉽지 않다. 급격한 금리 상승은 한계 기업 파산 시기를 앞당기고, 취약 금융 시장의 불안을 부추길 수 있어서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은 무엇을 해야 할까. 우크라이나 전쟁 전개 양상에 따라 기업에 미치게 될 영향을 분석해 정교한 시나리오를 수립하고 사전 대응책을 마련하는 게 핵심이다. 특히 해외 직원 안전, 현지 인사 운영, 현지 사업 전략, 글로벌 공급망 관리 등 전체 조직에 미치는 영향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을 재정비해야 한다. 금융 시장 변동성에 따른 기업 재무 상태, ESG와 기업 이미지, 사이버 방어 태세 등도 주요 고려 요소다. 아울러 급변하는 현재 상황을 반영해 시나리오와 대응 방안을 시기적절하게 업데이트해야 한다. 글로벌 경제에 가장 부담이 적은 시나리오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부 간 협상이 타결돼 일부 국가가 주도하는 대러시아 제재가 해제되는 것이다. 이때 유럽과 미국 경제성장률이 기존 예상치를 다소간 밑돈다 해도, 보다 심각한 글로벌 경기 침체는 피할 수 있다. 이 경우에도 러시아 경제에 미칠 영향은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듯 보인다. 대다수 기업이 러시아 시장 진출을 유보하고 있어서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불러온 변화와 위기를 조직 전체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때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57호 (2022.05.04~2022.05.1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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