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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춘추] 트랜스포메이션 성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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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춘추] 트랜스포메이션 성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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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신우석 베인앤드컴퍼니 서울사무소 파트너] 2000년대 중반까지 국내외 유수 기업들의 비전·전략과 관련해 가장 빈번히 사용된 단어 중 하나는 '혁신(Innovation)'이었다. 그런데 최근 혁신보다 더 자주 눈에 띄는 단어는 '트랜스포메이션(Transformation)'이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인공지능(AI) 트랜스포메이션 등등.

트랜스포메이션의 시대가 도래한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필자가 만난 국내 선도 금융기관의 최고경영자(CEO)는 "혁신과 비교하자면, 트랜스포메이션은 보다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변화를 지향하는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디지털과 AI 기술의 비약적 발전으로 인해 기존 '기업 운영 매뉴얼'의 용도 폐기가 불가피한 현시점에서 겉가죽만이 아니라 뼈와 살까지 변화시켜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한 트랜스포메이션은 선택이 아닌 필수"임을 강조한다.

아울러 수년이 걸릴 수도 있는 트랜스포메이션 여정이 장기적 안목하에서 설계되고 일관성 있게 실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본인의 가장 중요한 역할로 정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말하자면 'CTS(Chief Transformation Sponsor)' 역할에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CEO의 견해에 이견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필자는 CEO들이 충분히 귀담아들어볼 만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필자가 최근 접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하고 있는 기업들 가운데 당초 기대했던 성과를 창출하고 있는 성공 사례는 10% 수준에 불과하다고 한다. 열에 아홉은 실패한다는 뜻이니, 실패하는 것이 오히려 당연하게 느껴질 정도다. 그렇다면 90%의 기업이 트랜스포메이션에 실패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필자의 경험과 관찰에 따르자면 크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트랜스포메이션이라고 거창하게 명명하지만 실상은 기존 '일회성 프로젝트'와 다를 바 없이 단기 성과 창출에 치중하기 때문이다. 트랜스포메이션의 비전과 목표는 유명무실한 구호가 돼버리고, 부분적 성과만을 남긴 채 용두사미로 끝나는 사례가 부지기수다.

둘째, 트랜스포메이션 추진이 기업의 운영 전반에 뿌리내리지 못하고 일부 조직만의 '별도 프로젝트'처럼 운영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대다수 구성원을 '방관자'로 만들어버리는 방식으로 조직의 근본적 변화를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셋째, 우선순위에 대한 고려 없이 다수 과제를 동시다발적으로 추진하는 소위 '트랜스포메이션 과잉'도 중요한 실패 요인이다. 변화를 주도해야 할 구성원들의 피로도 확대, 에너지 고갈을 야기하여 실행력을 현저히 약화시킬 뿐만 아니라, 급기야 트랜스포메이션 추진에 대한 근본적 회의주의를 불러오기 때문이다.

요컨대 트랜스포메이션 성공의 요체는 장기적 관점에서 구성원 대다수가 참여해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근본적 변화를 이뤄가는 여정을 설계·실행하는 것이다. 생존과 도약을 위해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 중인 우리 기업들도 각기 상황과 특성에 맞는 최적 여정을 명확히 확립하고 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 최적 여정이 전제되지 않고는 어떠한 트랜스포메이션 실행도 성과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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