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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춘추] M&A 성공방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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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춘추] M&A 성공방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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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신우석 베인앤드컴퍼니 서울사무소 파트너] '성장'은 모든 기업의 공통된 바람이자 목표다. 그렇기에 필자가 만나본 거의 모든 최고경영자(CEO)도 '어디서, 어떻게 성장의 기회를 찾아야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자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 성장을 추구하는 CEO들에게 가장 중요한 수단 중 하나는 인수·합병(M&A)이다. 잭 웰치(GE), 제이미 다이먼(JP모건) 등 탁월한 성장을 이뤄낸 CEO들이 'M&A의 명수' 'M&A의 귀재'라는 별명을 갖게 된 것만 봐도 기업 성장을 견인하는 M&A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지난 몇 년간 팬데믹 위기에 따른 불확실성 증가와 고금리 환경 등으로 인해 전 세계 M&A 시장은 극심한 침체를 겪었다. 지난해 전 세계 M&A 시장 규모는 1년 전보다 15%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는데, 매수자 측에서 지불하고자 하는 가격과 매도자 측에서 요구하는 가격 간 격차가 컸던 것이 거래 규모 감소의 주된 이유였다. 수치만 놓고 보면 마치 유망한 M&A 기회 자체가 줄어든 것처럼 보일 수도 있으나, 필자는 최근 M&A 시장을 조금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고 있다.

특히 시장 침체기라는 이유로 M&A 노력을 '잠정 중단'하고 있는 대다수 기업과 달리, 중장기 사업 전략을 바탕으로 집요하게 M&A 기회를 모색해 마침내 기념비적 성과를 달성한 '승자기업(winners)'들이 필자의 집중 관찰 대상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혼란스러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결코 경기장을 떠나지 않고 꾸준히 플레이를 이어갔다'는 점이다. 실제로 팬데믹 기간 중 이들 '승자기업'의 M&A 성공 비율은 그렇지 못한 기업 대비 4배 가까이 높았다.

'승자기업'들의 성공 사례 몇 가지를 살펴보자. 먼저 미국 대형 에너지 기업 셰브론의 석유·가스 회사 헤스 인수건이 눈길을 끈다. 셰브론은 미국과 남미 가이아나 지역 내 매력적 해양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헤스 인수를 목표로 지난 수년간 최적의 시기와 조건을 준비한 끝에 최근 인수에 성공했다. 이를 통해 셰브론은 전 세계 주요 석유 매장지 중 하나로 각광받고 있는 가이아나 유전 지분 확보 등 새로운 성장의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냉난방 제조기업인 캐리어의 독일 업체 비스만 인수건도 흥미롭다. 유럽 역내 냉난방 선도 업체인 비스만은 에너지 효율성이 높은 냉난방 솔루션으로 명성이 높은데, 캐리어는 오래전부터 이러한 비스만의 핵심 역량에 주목하고 인수를 결정했다. 최근 기후변화로 건물 내 에너지 효율성 강화에 대한 고객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흐름 속에서, 비스만 인수를 통해 신규 고객 니즈에 적시 대응하고 성장을 가속화할 사업 기반과 역량을 확보할 수 있으리라 확신했기 때문이다.

금리 인하기가 도래함에 따라 M&A 시장에도 다시 훈풍이 불어올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분명한 것은 '경기장을 떠나지 않고 꾸준히 플레이를 이어갔던' 기업들과 그렇지 못한 기업들 간의 성과 격차는 앞으로 더욱 명확히 드러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단기 환경 변화에 과도하게 반응하며 경기장을 들락날락해서는 결코 M&A 게임의 승자가 될 수 없다는 점을 우리 기업들이 유념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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