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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성공 확률 높이려면 … 매출 아니라 제품을 합쳐라

M&A 성공 확률 높이려면 … 매출 아니라 제품을 합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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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성공 확률 높이려면 … 매출 아니라 제품을 합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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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신문섭 베인앤드컴퍼니 시니어 파트너] '포토샵'으로 잘 알려진 어도비(Adobe)의 너라연 샨터누 회장은 2005년부터 18년 가까이 어도비를 이끌어 온 실리콘밸리의 손꼽히는 장수 경영자다. 그의 경영 성과가 다른 영미권 스타 최고경영자(CEO)만큼 언론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은 아니지만, 그의 재임 기간 중 어도비의 주가는 40달러 안팎에서 400~500달러로 10배 넘게 오르며 테크 업계의 리더로 거듭났다. 훌륭한 '캐시카우' 제품(프로덕트)에 안주하지 않고, 다양한 인수·합병(M&A)을 통해 어도비의 비즈니스 모델을 한층 진화시킨 덕분이다.

어도비의 성공적인 M&A 사례로 2018년 B2B 자동화 업체인 '마케토(Marketo)'가 꼽힌다. 어도비의 마케토 인수가 성공적으로 평가받는 주된 요인은 프로덕트 시너지를 살린 몇 안 되는 사례이기 때문이다. 테크업계의 M&A는 단순히 두 회사의 매출이 나란히 성장하는 것을 넘어서, 두 회사의 제품이 상호 보완하며 새로운 제품으로 통합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어도비는 마케토를 인수한 후, 자사의 '익스피리언스 클라우드(experience cloud)'와 촘촘하게 통합해 어도비의 고객 경험을 한층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양사의 강점을 살려 다양한 마케팅 도구를 자동화할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를 내놨다.

테크업계의 M&A는 보통 원대한 비전과 장밋빛 미래로 점철된 로드맵으로 시작된다. 두 회사의 기술과 역량, 그리고 인재를 한데 모으면 '시너지'가 탄생해 성장의 가속 페달을 밟을 듯한 기세로 가득하다. 그러나 막상 몇 년 후 성과를 되짚어 보면 용두사미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베인이 M&A 실무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 10명 중 7명이 M&A 실패의 주된 이유로 '합병 후 제품·솔루션 통합의 실패'를 꼽았다.

제품 통합이 실패하는 가장 큰 원인은 고객의 목소리를 외면하기 때문이다. M&A 후 로드맵을 그리기에 앞서, 두 회사 제품을 한 손에 쥐었을 때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가치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또한 합병 후 고객에게 제공할 장기적 가치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대외 소통이 필요하다. 합병 후 불확실성이 커진 틈을 타고 경쟁자들이 고객을 빼앗아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합병 후 주요 인재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것도 넘어야 할 난관이다. 서로 각자의 비전과 전략으로 업무에 임해 오던 두 이질적인 조직이 처음부터 조화를 이루기는 어렵다. 새로운 리더십과 비전이 등장해 '둘이 하나보다 낫다'는 내부 소통을 지속해야 궁극적으로 고객도 설득할 수 있다.

최근 몇 년간은 설령 시너지 창출에 실패하더라도 자본시장이 활황을 누린 덕분에, 경영진이 큰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M&A 자체를 시도할 기회가 적어지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단순히 두 회사의 매출·비용 시너지만으로는 성공적인 M&A로 이어지기 더 어려운 세상이 됐다. 지난해 테크업계 M&A 성사 건수는 전년 대비 약 30%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 금리 인상으로 인해 전체 거래 규모는 약 60% 줄어들었다. 자본시장은 얼어붙었지만, AI 열풍은 테크업계를 한층 더 치열한 경쟁의 장으로 내몰고 있다. 내부 성장만으로 기술 발전을 따라잡기 더 어려워지면서, 성공적인 M&A가 더 시급해진 상황이 됐다. 단기적인 매출의 합(合)과 비용 감축만으로 M&A는 실패에 그칠 것이다. 성공적인 M&A 핵심의 첫걸음은 성공적인 제품 통합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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