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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사를 언제나 단골로…‘기업 영업’의 타이밍은? [경영칼럼]

고객사를 언제나 단골로…‘기업 영업’의 타이밍은? [경영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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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사를 언제나 단골로…‘기업 영업’의 타이밍은? [경영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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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신문섭 베인앤드컴퍼니 시니어 파트너] ‘좋은 제품이 잘 팔린다’는 언뜻 당연한 말을, 몇 년 전 실리콘밸리에서는 ‘제품주도성장(Product-Led Growth·PLG)’이라는 경영 전략으로 승화시켰다. 누구나 단숨에 매력에 빠질 소프트웨어를 만든 후 소비자가 이를 스스로 체험해보도록 유도해 매출 성장으로 연결한다는 개념이다. 영업·마케팅 전략으로 소비자 구매를 유도하는 전통적인 접근 방식과 다른, 소프트웨어와 SaaS(Software-as-a-Service) 기업의 경영 전략이다. 글로벌 메신저 앱 슬랙(Slack)과 클라우드 서비스 드롭박스(Dropbox)가 이 PLG 전략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PLG 전략은 현재 테크업계, 특히 SaaS 기업 사이에서 ‘핫한’ 경영 키워드다. 베인 집계에 따르면, 매출 10억달러 이상 테크 기업 중 PLG 전략을 택한 기업의 지난해 매출 성장률(전년 동기 대비)은 34%로 PLG 전략을 따르지 않은 기업의 두 배에 달했다. 매출 5억달러 미만 중소 스타트업 매출 성장률도 PLG 전략 기업은 32%, 그렇지 않은 기업은 19%를 기록해 큰 격차를 보였다.

PLG 전략은 ‘좋은 제품’으로 고객을 끌어들이는 데 전사적인 자원을 투입하는 게 핵심이라서 영업 직원 역할이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여겨진다. 그러나 ‘좋은 제품’에 올인하는 전략은 고객 수가 임계치를 넘어서면 한계점에 이른다. 그리고 경영진 신경이 곤두설 신호들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기업 고객 전환율이 떨어지거나 무료 고객의 유료 고객 전환율이 곤두박질치거나 주요 고객층이 중소기업에 치중되거나 전체 고객 수 증가 곡선이 완만해지거나 그 모습은 각양각색이다.

이럴 때 기업의 성장 잠재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것이 바로 ‘기업 영업(Enterprise Sales)’이다. PLG 전략에 ‘인간미(味)’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비(非)직관적으로 읽힐 수 있다. 그러나 PLG 전략의 영업 직원은 제품을 단순 설명하며 인간관계를 맺는 데 집중하는 전통적인 역할을 수행하지 않는다.

이들은 고객사 문제점을 깊게 파고드는 문제 해결사 역할을 맡는다. 자사 제품을 120% 활용하는 법을 세세히 안내해주고 사이버 보안 등 평소 도외시되는 문제점까지 짚어주는 등 고객사 변화를 이끌어낼 때 PLG 전략은 한층 빛을 발하게 된다. 적극적인 기업 영업은 고객사 내 팬층을 만들어, 더 많은 제품 팬을 확산하는 촉발점이 된다. 한 PLG 기업은 기업 영업직을 투입한 후 연간 매출 성장률을 5%포인트 이상 높였다. 그렇다면 PLG 기업들은 언제부터 영업 사원을 투입하고 있을까. 베인 조사 결과에 따르면, PLG 기업의 61%는 회사 매출이 5000만달러에 이를 때쯤부터 기업 영업 사원을 투입한다. 기준은 각 회사마다 깊은 고민을 거친다. 예컨대, 클라우드 커뮤니케이션 회사 트윌리오(Twilio)는 고객사의 연간 계약 규모가 10만달러 이상일 때부터 영업 사원을 투입한다. 드롭박스는 고객사 전체 직원의 3% 이상이 자사 서비스를 이용할 때를 영업 사원 투입의 기준으로 잡는다.

인간미를 더한 PLG 전략은 후발 주자와의 격차를 넓히는 또 하나의 카드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38호 (2023.12.13~2023.12.1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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