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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압박 거세지자, 화학업계가 달라졌다 [경영칼럼]

탄소 압박 거세지자, 화학업계가 달라졌다 [경영칼럼]

화학은 현대 사회 지탱해온 필수 영역이었지만 환경오염 주범 몰리며 ‘지속 가능 케미컬’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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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압박 거세지자, 화학업계가 달라졌다 [경영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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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장경준 베인앤드컴퍼니 파트너] 화학제품은 현대 사회를 지탱하는 필수 아이템이다. 그러나 수십 년간 현대 사회와 함께 성장해온 화학업계는 현재 기후 변화와 에너지 전환이라는 메가 트렌드 앞에서 거대한 도전에 직면했다.

화학업계는 매년 2기가t의 온실가스를 내뿜는다. 다른 업계보다 온실가스 감축 압박이 거세다. 플라스틱 등 주요 화학제품 사용을 금지하는 각국 정부 규제가 속속 도입되는 것과 동시에, 시민 사회는 화학업계가 더 적극적인 행동에 나설 것을 요구한다.

새로운 규제와 사회 요구에 대해 최소한만 부응할 정도로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는 기업이 적지 않다. 화학업계 특성을 고려할 때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시설을 구축하는 것이 결코 쉬운 과제는 아니다. 그러나 현명한 기업들은 이런 시대적 흐름을 새로운 시장 개척과 더불어 기존 제품 라인을 재도약하는 기회로 삼는다.

화학업계가 기후 변화에 대응하며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 방법은 크게 네 갈래다. 첫째, 재생 에너지 사용량을 늘리거나 플라스틱 등 주요 화학 원료 사용을 줄여 친환경 생산 과정을 구축한다. 둘째, 주요 공급 업체의 탈(脫)탄소화를 지원하고, 밸류체인 앞뒤로 운영 방식을 바꿔 친환경 공급망을 구축한다. 셋째, 바이오 기반 혹은 재활용이 가능한 재료를 활용한 순환형 제품을 출시한다. 마지막으로 전사적으로 에너지 전환과 광범위한 목표를 지원한다로 정리해볼 수 있다.

선택지는 각 기업이 처한 현실에 따라 각양각색이다. 네덜란드 석유 정제 기업 네스테(Neste)는 이런 위협을 기업의 실질적 존속을 위협하는 변화로 판단하고 사업 포트폴리오 일부를 바이오 연료로 대체하는 변신을 꾀하고 있다. 화학제품 의존도가 높은 글로벌 대기업도 적극적으로 선택지를 살펴보고 있다. 예컨대, 영국 소비재 업체인 유니레버는 화장품, 세면제 등의 핵심 재료로 팜유 대신 대체품을 찾아 친환경 제품을 만드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이미 일부 선도 기업들은 친환경 제품을 적극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캐나다 스포츠웨어 브랜드인 룰루레몬은 바이오 소재 스타트업인 제노마티카(Genomatica)와 제휴를 맺고 식물성 나일론 제품을 내놨다. 섬유업계는 원유 기반 원재료 사용에 크게 의존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원재료를 바꿔 고객에게 어필하겠다는 취지다. 미국 의류 업체 파타고니아(Patagonia)는 한발 더 나아가 폐그물을 재활용한 의류 제품을 선보여 주목받았다. 전 세계 해양 쓰레기의 10%가 어부들이 쓰다 버린 플라스틱 그물이 차지하는 상황을 고려한 이니셔티브다.

기업 홀로 솔루션을 찾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끈끈한 파트너십을 맺어 새로운 도전에 뒤따르는 위험을 분산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글로벌 화학 업체인 다우는 미국 시카고에서 폐기물 관리 회사인 WM과 함께 표준 플라스틱 재활용에 포함되지 않는 플라스틱 필름을 대상으로 한 재활용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한다. 두 회사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2025년까지 12만미터t의 플라스틱 필름을 수거해 다우의 재활용 원료로 활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32호 (2023.11.01~2023.11.0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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