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동아일보=이규열 기자] “불확실한 산업, 양극화되는 시장, 운영의 최적화, 매끄러운(Seamless) 고객경험, 기술을 통한 운영과 고객경험의 혁신….”
서효주 베인앤드컴퍼니 파트너(사진)는 6일 개최된 ‘동아비즈니스포럼 2023’의 부대 행사로 마련된 ‘제8회 동아럭셔리포럼’에서 내년 럭셔리 산업의 전망을 이 같은 키워드로 요약해 제시했다. ‘럭셔리 소비자의 재해석, 예술과 고객경험에 주목하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에는 브랜드의 팬을 만드는 고객경험 설계 및 기술 도입 전략이 제시됐다.
서 파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 소비자가 구매하는 퍼스널(Personal) 럭셔리의 세계 시장 규모는 3450억 유로(약 488조 원)였으며 올해는 3620억 유로로 5%가량 더 커질 것으로 추정된다. 서 파트너는 “내수 시장의 활성화, 관광객 유입 정도에 따라 럭셔리 시장이 지역별로 양극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예컨대 아시아에서는 엔저를 기반으로 내수와 관광 시장 모두를 잡은 일본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한국은 올해 거시경제 상황이 좋지 않았고 내년에도 낙관적이지 않은 탓에 럭셔리 업계가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서 파트너는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해 럭셔리 브랜드들은 운영 구조를 최적화해 비용을 아끼고 고객경험 개선에 투자해야 한다”며 “그 중심에 기술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술을 브랜드 운영에 잘 활용하고 있는 사례 중 하나로 그는 라코스테를 꼽았다. 이 브랜드는 무선인식시스템(RFID) 기술을 활용해 고객이 찾는 제품의 재고를 추적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 덕에 점원들은 재고를 찾거나 정리하기 위한 시간을 아끼면서 고객 대응에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인공지능(AI)을 활용하면 초개인화된 맞춤형 고객경험을 효율적으로 설계할 수 있다. AI를 통해 고객군별 데이터를 보다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맞춤형 마케팅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이다.
김병규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는 “나이키, 룰루레몬과 같이 팬덤이 있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선 사회적 선망성을 갖춘 소수의 집단으로부터 단기간에 강렬한 ‘스파이크’ 반응을 이끌어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평균에 집중하는 마케팅 대신 상위 1%에 철저히 집중하는 마케팅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