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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충격에도…국내 PEF 올해 투자 `선방`

코로나 충격에도…국내 PEF 올해 투자 `선방`

  • 2020년11월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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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충격에도…국내 PEF 올해 투자 `선방`

[매일경제=안갑성 기자] 국내 사모펀드(PEF) 시장이 올해 코로나바이러스 19로 인한 충격에도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글로벌 전략컨설팅 회사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주요 국가 PEF 투자의 가치를 조사한 결과 한국 시장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 `플러스(+)`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2분기 맹위를 떨친 코로나19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보다 좀 더 활발한 거래가 이뤄졌다는 뜻이다. 부동산이나 인프라스트럭처 관련 대체투자는 포함되지 않은 수치다. 대체투자 전문 리서치 업체 프레킨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한국 PEF 시장의 운용자산(AUM)은 836% 증가한 끝에 작년 말 사상 최대치인 70조원을 달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같은 기간 `넥스트 차이나` 생산기지로 떠오르던 동남아시아(-46%) 지역이나 인도(-3%) 지역은 작년에 비해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에서 PEF 시장도 자유롭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독보적인 성장을 보여준 지역은 중화권 일대로 전년 1~3분기보다 52%나 PEF 투자 가치가 증가했다. 이에 대해 앤드루 팀스 베인앤드컴퍼니 파트너는 "아시아도 올해 상반기 코로나19로 인한 록다운을 겪었지만 PEF 시장에서 창출된 딜의 가치는 1500억달러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한국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거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내 사모펀드 시장에서 지속적인 운용자산 증가와 더불어 신성장·신기술 업종에서도 두 자릿수 수익률을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프레킨이 2009~2019년 국내 116개 사모펀드를 조사한 결과 성숙기에 접어든 2014년 이전 조성된 빈티지 사모펀드로부터 얻을 수 있는 납입금 대비 분배율(DPI)은 모두 110%를 상회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대조적으로 2015~2019년 조성된 빈티지 사모펀드들의 DPI는 모두 100% 미만으로 나타났다. 통상 DPI는 펀드 청산 시점이 가까울수록 의미가 있는 가치평가 지표이기 때문에 조성된 지 5년도 채 안 된 펀드보단 5년 이상 성숙한 펀드 평가에 적합하다.

가장 널리 쓰이는 평가지표인 내부수익률(IRR)을 기준으로 해도 국내 사모펀드의 성과는 두드러진다. 프레킨이 2009~2017년 조성된 국내 61개 사모펀드를 평가한 결과 2015년 이전까지 조성된 모든 빈티지 펀드의 순IRR가 10% 이상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국내 PEF 시장도 디지털 중심의 트렌드가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에드 후앙 블랙스톤 아시아 인수 및 중화권·한국 총괄은 "팬데믹으로 물류, 콘텐츠, 사이버 보안 등 다양한 산업에 걸친 신기술이 더욱 가속화됐다"면서 "투자자들은 이제 벤처나 그로스펀드뿐 아니라 PEF와 부동산, 인프라에서도 자본을 장기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한 과정에서 사모 시장에 대한 자금 수요가 늘어나고 투자 기회가 생겨나게 된다. 이 밖에도 전자상거래 급증을 지지하기 위한 물류창고 건설을 위한 자본 수요가 늘어나는 등 대체투자와 사모 시장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디지털과 더불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빠른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는 헬스케어 업종이다. 팀스 파트너는 "지난 10년간 기술, 미디어, 이동통신 분야가 아태 지역 바이아웃과 그로스캐피털의 최대 투자 섹터였지만 이젠 헬스케어 업종에서 청신호를 보내고 있다"면서 "팬데믹 이후로 이미 많은 PEF는 헬스케어 투자로부터 매우 견조한 수익을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매일경제신문은 18일 서울신라호텔에서 `글로벌 대체투자 콘퍼런스 2020`을 개최한다. 주한유럽상공회의소와 함께 개최하는 이번 글로벌 대체투자 콘퍼런스는 `코로나19 시대 대체투자`를 주제로 국내외 최고 수준의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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